[전시 정보]
-전시 제목 : < Lovedrunk city >
-전시 작가 : 우유리(Woo Yoori), 조예솔(Jo Yesol)
-전시 기간 : 2024년 5월 4일 (토) - 5월 26일 (일) (관람 시간 : 11: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7길 18-4, 러브컨템포러리아트 서울
러브컨템포러리아트는 상업 갤러리에서의 새로운 형식을 제시할 시각예술 기획자 공모전 “CALL FOR GUEST CURATOR-LUV OR NOT”에서 선발된 기획자 김도연 의 < Lovedrunk city > 전시를 개최하여 하여 프로젝트의 서문을 연다.
전시에 참여하는 우유리, 조예솔작가는 페인팅, 조형, 설치 작업까지 다채로운 방식으로 사랑의 다면성을 표현하는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러브드렁크 시티 - 술과 사랑의 상관 관계
Guest Curator 김도연
연애에 빠지는 감정은 술에 취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 둘 다 적당히 취하면 기분이 간질간질하고 붕 뜨면서 꿈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없던 용기가 샘솟고, 하지 않던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다 얼큰하게 취하면 평소에 잘 숨겨왔던 본색이 속수무책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취기가 끝난 후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취한 정도에 따라 후유증이 심하게 남는다. 마지막으로 연애와 술 둘 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고단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효과적인 탈출구이기도 하다.
연애 감정은 우리를 동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지만 동시에 가장 현실적이고 치졸한 모습을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러브드렁크 시티 Lovedrunk city》는 사랑에 취한, 한없이 낭만적인 제목일 수 있지만, 반대로 이성에 가려져 있던 욕망과 유아적인 본능이 여과 없이 드러난 모습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능적인 것과 노골적인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으며, 나아가 자본주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관계가 어떤 의미인지 질문한다. 익명의 사람들과 살아가는 대도시에서 사랑이란 언제 누구와 발생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누군가와 강렬한 감정에 빠지기를 원하는 만큼이나 사람들은 이제 낭만적 사랑이라는 효율적이지 않은 에너지 소모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가 꿈꾸는 사랑은 달콤하지만 동시에 철저히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따라 작동하기도 한다.
LUV OR NOT 기획자 공모 첫 번째 전시에서 소개하는 2명의 작가 우유리와 조예솔은 지극히 이상적이고, 또 세속적인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들은 눈부신 사랑의 순간과 더불어, 야만적이고 가차 없는 사랑의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두 작가의 작업에 각각 등장하는 침대와 제단, 음식과 배설물, 상품과 성물은 서로 상극을 이루며 사랑의 입체적인 면모를 완성한다. 작품을 하나씩 살펴보면 연인과의 비밀스러운 순간을 떠올리며 가슴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직면하기 불편할 정도로 적나라한 연애의 한 장면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사랑이 주는 끈적하고 황홀한 환상에 취하는 것과 동시에, 냉정한 로맨스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 각성하게 되는 자리를 선사한다.
‘좋’같이 좋아하기 - 인스턴트 사랑의 지속가능성
《러브드렁크 시티》는 1층에 위치한 제단과 2층의 침대로 크게 이루어져 있다. 신을 모시는 제단 앞에서 사람들은 몸가짐을 경건히 하고 옷을 갖추어 입는다. 반대로 침대는 몸을 가장 편안한 상태로 흐트러뜨리는 장소이다. 이번 전시는 성스러운 공간과 사적인 공간 사이에 놓인 낭만적 사랑을 살펴본다.
우유리가 만든 사랑의 제단 앞에는 음식이자 배설물 ‘푸푸’가 바쳐져 있다. 그 위에는 사랑의 신 하트령이 우리와 함께 지나가 버린 사랑을 애도한다. 언젠가 만나게 될 인연에 대한 소망, 그와 이루어 갈 이상적인 우리만의 세계를 그린다는 점에서 낭만적 사랑은 종교적인 지점이 있다. 우리는 낭만적 사랑 안에서 나를 깊이 이해하고 인정해 줄 특별한 타자를 바란다. 또 나라는 평범한 인간에게 의미 부여할 수 있는 사건을 원한다. 그러나 평소에 더럽다고 여기는 타인의 타액을 사랑의 순간에는 기꺼이 섭취하는 것처럼, 사랑은 정결함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만져보고 싶을 만큼 촉각을 자극하는 우유리의 하트 드로잉은 애무와 욕설, 타액, 배설물과 혼란스럽지만 당연하게 함께 존재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느꼈던 강렬한 이끌림에 비례하는 감정적 좌절,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씁쓸한 인정이 ‘트루러브’, ‘진짜’, ‘좋’과 같은 텍스트 작업 시리즈로 이어진다.
우유리가 개인적인 관계를 가까이 관찰하고 기록한다면 조예솔은 거리를 두고 수많은 관계들을 조망한다. <인스턴트 사랑> 시리즈는 사랑을 나누는 인간 군상을 꾸밈없이 묘사한다. 특히 회화 작업은 섹슈얼하기보다는 오히려 땀흘리는 운동처럼 적나라한 일상으로 다가온다. 나아가 인간 피규어들은 연애/결혼시장에 진열된 상품이 된다. 이들은 스스로 팔릴 수 있도록 단점은 최대한 가리고 장점은 극대화하며,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을 매력적으로 어필할 줄 알아야 한다. 나라는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애/결혼 시장은 면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와이프를 반복하며 상대를 고를 수 있는 현실에서 사랑은 인스턴트 음식처럼 자극적이고, 원하는 때에 찾아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대상이다.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에 우리는 끝없이 새로운 타인을 만나 관계를 맺어야 한다. 따라서 사랑 또한 일시적일 수 있지 않을까? 같은 맥락으로 육체적 만남이 낭만적 관계 아래에서만 이루어질 필요는 없으며, 작가는 이들을 평가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낭만적 사랑은 서로에 대한 환상으로 시작하여 상대와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이다. 수많은 군중 속 우리는 누군가에게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위치를 부여받기를 희망한다. 냉정한 로맨스 시장 기준에 따라 선택받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이 조건과 관계없이 사랑받기를 원하는 근본적인 욕구와 마주한다. 두 작가가 그리는 이상과 현실 사이 명확히 자리잡지 않은 사랑의 다양한 양상을 곱씹어보며 사랑에 대해 다시 정의 내려보기를 권한다.
우유리 @w_wooyoori
우유리는 사랑의 복잡다단한 층위를 천진난만하게 폭로한다. 그리고 낭만적 사랑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관계에 따라오는 감정 변화를 대범하게 유희하고 고백한다. 따라서 우유리가 관객에게 내미는 하트는 수줍은 고백처럼 발그레하지만, 또한 발칙하게 보는 사람을 무장해제시킨다. 사랑에 빠질 당시에는 진실이었던 것들이 더 이상 진실이 아니게 되는 순간, 작가는 진심으로 무장한 사랑의 언어를 무심하게 가벼운 재료로 전환한다. 고귀한 것과 하찮은 것, 혐오스러운 것이 혼재하는 우유리의 작업은 공중화장실에서 익명의 낙서를 발견했을 때처럼 감정을 대신 배설해 버린 듯한 만족감과 오묘한 쾌감을 준다.
조예솔 @art_yesol
조예솔이 만드는 가상의 마트, 회사에서 인간은 포장지에 싸인 상품이 되어 전시된다. 핑크색 포장지에 둘러싸인 인간 피규어는 ‘사랑’과 ‘행복’이라는 라벨을 달고 우리를 유혹한다. 작가의 작업에 등장하는 광고, 상품, 잡지, 인스턴트 음식은 하나같이 긍정의 문구로 소개되어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 무엇이든 손쉽게 가질 수 있다고 호소하는 작업의 이면에는 소비로 모든 것이 치환되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 생물, 그리고 상품 간 경계가 사라진 상황을 연출하여 인간 사회를 풍자한다. 또한 자본주의가 몰아가는 서바이벌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Exhibition preface
Lovedrunk city - The Relationship between Booze and Love
Falling in love shares similarities with getting drunk. With the right amount of alcohol, both result in a fuzzy, dream-like sensation that brings about a feeling of exhilaration and floating. Sometimes they both lead to reckless actions one wouldn't usually take. And if you go overboard and consume excessive amounts, hidden personalities come out with a serious hangover afterwards. Lastly, both romantic love and alcohol offer an escape from the mundane, repetitive reality.
Love can turn us into protagonists in movie scenes, yet it also exposes our most realistic and petty sides. The title Lovedrunk city might sound deeply romantic, but it also discloses desires and childish instincts that are otherwise hidden beneath rationality. Being sensual and explicit are two sides of the same coin in this exhibition, questioning what love means in a city filled with anonymous dwellers open to romantic possibility. As much as we desire passionate love, there is also a tendency to become cynical towards spending inefficient energy on romantic love. In other words, the love we dream of is sweet yet often operates inevitably within the logic of capitalist markets.
In the first exhibition of LUV OR NOT curator open call, artists Woo Yoori and Jo Yesol, discuss both idealistic and worldly romance. Their works vividly showcase both the dazzling moments of love and its brutal, ruthless aspects. The contrasting motifs in their works—bed and altar, food and feces, commodities and votive offerings—complete the multidimensional nature of love. Looking through their art might stir a tender memory of intimate moments with a lover or confront us with the stark scenes of the dating market. Lovedrunk city offers the tipsy ecstasy and illusion of love and a sharp awakening to the cold reality of romance capitalism.
Artwork Introduction
Love-Hate Drive - The Sustainability of Instant Love
Lovedrunk city is primarily set around an altar and a bed on each floor. In front of the altar, people dress and sit or stand in a reverent posture. On the other hand, the bed is a place to put one’s body in complete relaxation. This exhibition explores romantic love situated between sacred and private spaces.
In front of Woo Yoori’s altar of love, votive offerings are dedicated to god yet their figures resemble food and feces simultaneously. Above them, Heartling, the god of love, mourns the love that has passed us by. Romantic love has a religious aspect in terms of hoping for a destined connection and an ideal world we create with the other. We seek the one who deeply understands us even more than ourselves, looking for affairs that can give meaning to our ordinary selves. However, just as we willingly consume the saliva of our loved ones, which is considered disgusting at other times, love isn't just about purity. Woo's heart drawings, stimulating the sense of touch, coexist with caresses, curses, saliva, and feces. They reflect intense attraction, emotional frustration and bitter acceptance of ephemeral relationships through text series like "True Love," "Real," and “Shit."
While Woo closely records personal relationships, Jo Yesol observes numerous relationships from a bird’s-eye view. Her Instant Love series depicts unembellished human interactions, more like sweaty workouts than sexual encounters. Moreover, human figures become commodities in the dating/marriage market, packaged to highlight charms and hide flaws, proving their worth to strangers. In a reality where everything can be swiped and chosen repeatedly, love is as accessible and consumable as fast food. In an era of constant change, where we continuously form relationships with strangers, could not love also be transient? In this context, physical encounters are not confined to romantic relationships and Jo’s observation does not imply judgment on them.
Romantic love starts from a mutual fantasy, evolving into the practice of building shared stories with the other. We hope to own a special position in someone's life above the anonymous crowd. Despite being chosen by the romance market, deep down, there is a desire to be loved unconditionally. By reflecting on the diverse aspects of love between ideals and reality, the two artists invite us to redefine our understanding of love.
Artist Introduction
Woo Yoori @w_wooyoori
Woo Yoori candidly exposes the intricate layers of love with childlike innocence. She playfully embraces the expectations, excitement, and emotional changes that come with romantic relationships. Her heart drawings can be a shy gesture of asking out, yet also stump the viewers with its audacity. As what was once true during the relationship fades into something else, she daringly transforms these sincere love languages into mundane, trivial materials. Her works, where nobility and vulgarity coexist, evoke a sense of weird satisfaction and vicarious pleasure just as if when we find anonymous graffiti in a public restroom.
Jo Yesol @art_yesol
In Jo's imaginary supermarket and company, humans become products wrapped in packaging and displayed on sales racks. Human figures in pink paper boxes allure us with labels such as "Love" and "Happiness." Advertisements, products, magazines, and instant foods featured in her works are all presented with positive promotional phrases, implying ‘you can own anything you desire’. Beneath the surface of this enticing presentation lies the reality that everything is interchangeable with consumerism. Jo satirizes human society by blurring the boundaries between human, non-human creatures and commodities. She boldly reveals the survival driven by capitalism and the desires and instincts that arise within it.
Lovedrunk Chat
LUV OR NOT 기획자 공모전시 오프닝 아티스트 토크
제 1회 기획자 공모전 "LUV OR NOT" 선정 전시 <Lovedrunk city 러브드렁크 시티>의 오프닝 아티스트 토크를 개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이 가진 강렬하고 다채로운 감정에 취해보는 시간을 즐겨주셨습니다.
게스트 큐레이터 김도연 기획자와 함께 우유리, 조예솔 작가가 고백하는 솔직하게 대담한 사랑 이야기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24년 5월 4일 (토)
내용
-갤러리스트 KATE가 소개하는 제1회 기획자 공모 "LUV OR NOT"
-김도연 게스트 큐레이터의 <Lovedrunk city>전시 기획 의도와 작가 선정 이유
-김도연 큐레이터가 진행하는 우유리, 조예솔 작가와의 대담
방문객 : 152